왜 지금인가 — 1,000개의 의미
2026년 6월 25일, IBK기업은행은 사내 AI 에이전트가 1,000개를 넘었다고 공식화했다. 숫자 자체보다 더 의미 있는 사실이 있다. 그 1,000개의 대부분이 현업 임직원이 직접 만든 에이전트라는 점이다. 외부 SI에 발주한 결과물이 아니다.
일주일 전 6월 18일, IBK파이낸스타워에서 'AI Day' 경진대회가 열렸다. 253개 팀, 731명의 직원이 본인 업무 페인 포인트를 가져왔고, 자체 생성형 AI 플랫폼 제니(IBK GenAI) 위에서 에이전트를 빌드했다. 평가는 서류 → 전문가 → 현장 3단계로 진행됐고, 우수 사례는 그대로 실제 업무 적용 검토 단계에 들어갔다.
"초개인화된 AI 뱅킹을 구현하고, AI 지능형 여신심사 체계와 AI 에이전트 기반의 업무환경을 구축하겠다." — 장민영 IBK기업은행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2026.05.12)
이 흐름이 왜 중요한가. 우리는 EP02 우리은행(175개 에이전트)·EP30 우리×삼성SDS(SI 주도 멀티에이전트)·EP63 신한(AI팀 주도 4-Agent 개발 파이프라인)까지 봤다. 지금 IBK가 보여주는 건 다음 단계다. AI를 만드는 주체가 외부 SI도, 사내 AI팀도 아닌, 본인 업무를 가장 잘 아는 현업 자체로 옮겨갔다.
BEFORE — "답만 하는 AI"가 현장에 못 박힌 이유
1세대 챗봇과 RPA는 분명 가치를 만들었다. 그러나 금융 현장의 다단계 업무에는 한계가 명확했다. 직원이 "신용장 검토 후 외화송금 처리"라는 한 줄의 목표를 던지면, 기존 챗봇은 신용장 약관 한 문단을 인용해 줄 수 있을 뿐, 그 다음 행동은 결국 사람이 해야 했다.
① 단일 턴 한계 (Single-Turn)
"환가료율 알려줘"에는 답할 수 있지만, "이 신용장 조건 검토하고, 잔액 확인하고, 송금 신청서 초안 만들어줘"는 끊고 가져가지 못한다. 다단계가 안 된다.
② 도구 호출 불가 (No Tool Calling)
사내 시스템·DB·외부 API를 직접 트리거할 수 있는 경로와 권한이 없다. 결국 결과는 텍스트로만 출력되고, 사람이 다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③ IT부서 병목 (IT Bottleneck)
현업 업무 하나마다 SI에 발주하고 6~12개월 빌드를 거쳐야 한다. 그 사이 업무 흐름이 바뀌면 다 다시 만든다. 속도가 안 나온다.
이 3가지 한계가 묶이면, AI는 "답"은 하지만 "업무"는 못 끝낸다. 현업과 IT 사이에 깊은 간극이 생기고, 그 간극은 결국 채택률을 깎는다.
AFTER — 제니의 4-Layer 에이전트 스택
제니가 1세대 챗봇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4개 계층이 한 줄로 묶여 있다는 것이다. 한 입력이 들어오면 LLM이 RAG로 컨텍스트를 가져오고, Plan에서 도구 호출 시퀀스를 짜고, Tool 계층이 사내 시스템을 직접 트리거한다.
핵심은 L3와 L4의 결합이다. '답하는 AI'가 '행동하는 AI'가 된다. 그리고 그 행동은 망분리 안에서, 권한 범위 안에서만 일어난다.
현업이 만들어도 은행이 책임지는 가드레일
1,000개의 에이전트를 731명이 만든다면, 가장 먼저 따라오는 질문은 통제다. '직원이 잘못 만든 에이전트가 사내 시스템을 잘못 호출하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제니 플랫폼이 이 문제에 답하는 방식은 정책(YAML) 기반 가드레일이다. 모든 에이전트는 다음 형태의 정책으로 정의되고, AI&Tech센터 24명이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
agent: "신용장도우미" # 직원이 직접 조립
tools:
- read.lc_clause(scope="my_branch") # 행원 범위 한정
- translate.lc() # LLM 액션
- review.condition() # 취급 조건 자동 점검
guardrails:
human_in_the_loop: required # 최종 승인은 사람
data_residency: "on-prem only" # 망분리 준수
pii_redaction: true # 개인정보 마스킹
audit_log: "every tool call" # 권한·결과 전수 기록
deploy: "AI&Tech 거버넌스 통과 후" # 24명 전담심사
이 정책 파일이 갖는 무게가 있다. human_in_the_loop: required는 6.22 시행된 금융 AI 7대 원칙 중 '보조수단성' 원칙(EP69)의 코드화다. data_residency: on-prem only는 EP01·EP27·EP61의 망분리·완화 라인 위에서 작동한다. audit_log는 사고 발생 시 책임 추적 가능성을 보장한다.
BEFORE → AFTER: AI 도입 모델의 진화
| 항목 | BEFORE — 1세대 챗봇·RPA | AFTER — 제니(Citizen Dev) |
|---|---|---|
| 주체 | 외부 SI / 사내 IT | 현업 임직원 731명 |
| 동작 | 단일 턴 응답 | 다단계 자율 실행 |
| 시스템 접근 | 없음 (텍스트만) | 권한 범위 API 호출 |
| 지식 소스 | FAQ 룰 + 인덱스 | 12만건 RAG + 사내 LLM |
| 출시 사이클 | 6~12개월 | 현업이 직접 — 일/주 단위 |
| 거버넌스 | 시스템 개발 표준 | 정책·HITL·감사 자동화 |
이미 17개가 돌고 있다 — 적용 사례
가장 가시적인 사례가 신용장 도우미다. 수출입 거래에서 외국 은행이 발행한 신용장 원문(영문·법률 용어)을 자동 번역하고, 취급 조건(서류 일치 여부·만기·금액 한도)을 자동 점검한다. 기존에는 행원이 수십 분 단위로 검토해야 했던 작업이 분 단위로 줄어든다. 같은 원리로 외화송금 서류점검, 데이터 기반 여신심사, 퇴직연금 상황별 업무 안내 등 17개 특화 서비스가 현장에서 돌고 있다.
JPMorgan — LLM Suite를 20만+ 직원에게 전사 배포. 비개발자 직원이 노코드/로우코드 환경에서 워크플로우를 직접 조립. 결과: STP(Straight Through Process) 70% 개선, 생산성 30% 향상. COiN(Contract Intelligence)은 12,000건의 상업 신용 계약서를 초 단위로 분석한다.
Goldman Sachs — GS AI Assistant. 트레이더·뱅커 대상 고가치 워크플로우에 집중. 폭(전사 배포)이 아니라 깊이(특화 영역).
IBK 제니 — 행내 12만건의 지식을 학습시킨 사내 LLM 위에서 731명이 직접 빌드. 폭과 깊이의 한국형 절충안. 망분리·중소기업 도메인 특화라는 제약 조건 위에서 만들어진 모델.
커리어 인사이트 — 시민개발자 뱅킹 3개 직무
이 모델이 확산되면 채용 수요도 함께 바뀐다. 더 이상 'AI 개발자'만의 영역이 아니다. 플랫폼·거버넌스·도메인이라는 3축으로 직무가 분화된다.
특히 도메인 시민개발자 트랙은 기존 IT 전공자만의 자리가 아니다. 행원·심사역·외환담당이 본인 업무에 AI를 직접 박을 수 있다면, '도메인 지식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가장 강력한 자산이 된다. IBK Day 731명의 다수가 그런 형태다.
타임라인 — 한국 뱅킹 AI의 진화
마무리 — AI는 IT부서가 아니라 현업이 만든다
제니가 1,000개 에이전트를 가지게 된 진짜 의미는 숫자가 아니다. AI를 만드는 권한이 IT부서에서 현업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본인 업무 페인 포인트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그 자리에서 자동화 도구를 직접 빌드한다. SI 발주 → 6개월 빌드의 사이클이 분/시간 단위로 압축된다.
물론 가드레일 없이 가면 그 자체가 사고의 진앙이 된다. 1,000개 에이전트가 각자 다른 권한·로그·시스템 접근을 가진다면, 사고 발생 시 추적 불가능한 블랙박스가 된다. 이 부분이 EP69 금융 AI 7대 원칙과 EP61 망분리 한시 완화가 동시에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다.
경력 관점에서, 이 흐름은 두 갈래 길을 만든다. 하나는 플랫폼·거버넌스를 짜는 엔지니어 트랙. 다른 하나는 도메인 지식 위에 AI를 박는 시민개발자 트랙. 어느 쪽이든, '제니에서 1,000개를 운영해 본 경험'이 5년 안에 가장 강력한 시그널 중 하나가 된다.
- 아주경제 (2026.06.25) [성장 사다리, IBK기업은행] 기업은행 AI 에이전트 1000개 돌파…여신심사·신용장까지 바꾼다 https://www.ajunews.com/view/20260625150404908
- 뉴시스 (2026.06.18) IBK기업은행, 직원이 만든 'AI 에이전트' 업무 적용 검토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618_0003674604
- 테크월드 — IBK기업은행, 직원이 만든 AI 에이전트로 업무혁신 본격화 https://www.epnc.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3228
- 디지털타임스 — 장민영 기업은행장의 특명…"전 직원 'AI DNA'로 무장하라" https://www.dt.co.kr/article/12055147
- 한국일보 데일리 — '조직 DNA AI로 재설계'…기업은행, AX로 중기금융 경쟁력 강화 https://daily.hankooki.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1070
- eFinancialCareers — JPMorgan wants to make its bankers and traders into engineers (Citizen Developers) https://www.efinancialcareers.com/news/2022/10/jpmorgan-low-code
- Klover.ai — JPMorgan's AI Strategy: COiN, LLM Suite 20만 명 https://www.klover.ai/jpmorgan-ai-strategy-chasing-ai-dominance/
- FinIT Log 연결 EP — EP02(우리 175 Agents), EP17(은행 자체 LLM), EP30(우리×삼성SDS), EP55(IBK 리빌딩), EP63(신한 4-Agent), EP69(AI 7대 원칙), EP61(망분리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