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DTCC가 쓰는 그 인프라에
신한·KB가 올라탔다
현재 자본시장 결제의 구조적 한계: T+2와 CCP
주식을 매수하고 나서 내 계좌에 실제로 해당 주식이 들어오기까지 왜 이틀이 걸릴까? 현재 자본시장은 T+2 결제 구조를 쓴다. 거래 체결(T)로부터 2영업일이 지나야 증권과 대금이 최종 교환된다.
이 이틀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중앙청산소(CCP, Central Counterparty)다. CCP는 모든 거래의 상대방이 되어 결제 리스크를 흡수한다. 그 대가로 증거금을 요구하고, 참가자들은 막대한 담보를 묶어둬야 한다. 결제 리스크가 사라진 게 아니라, CCP에 집중된 것이다.
Canton Network란 무엇인가
Canton Network는 Digital Asset이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관용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퍼블릭이지만 퍼미션드(Public-Permissioned) — 누구나 참여를 신청할 수 있으되, 금융 규제를 프로토콜 레벨에서 강제하는 구조다.
2026년 5월 기준 Canton 위에서 움직이는 실물자산(RWA) 규모는 3,449억 달러($344.83B)에 달한다. 참여 기관 목록은 현재 자본시장의 최상위 플레이어들로 채워져 있다.
2025년 8월에는 미국 국채 온체인 Repo가 주말 실시간으로 체결됐다. 영업일·시간대 제약 없이 T+0 결제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실거래로 입증한 사례다.
핵심 아키텍처: 2-Layer 합의 구조
Canton이 기관 금융에 채택될 수 있었던 핵심은 2-Layer 합의 구조다. 프라이버시와 글로벌 순서 보장이라는 두 가지 상충 목표를 계층을 분리해 동시에 해결한다.
Layer 1 — Proof of Stakeholder는 거래 당사자만이 해당 거래의 내용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된다. DAML 스마트컨트랙트는 서브트랜잭션(sub-transaction) 단위로 프라이버시를 강제한다. Alice와 Bob 사이의 채권 거래를 시장 참가자 Charlie는 전혀 알 수 없다.
Layer 2 — BFT Sequencing은 글로벌 트랜잭션의 순서를 결정하는 계층이다. 40개 이상의 Super Validator가 분산 합의로 순서를 확정하지만, 트랜잭션의 내용 자체는 암호화되어 시퀀서조차 읽을 수 없다. 순서는 보장하되, 내용은 보호한다.
800+ Validators, 40+ Super Validators
2026년 4월 기준 전체 800개 이상의 Validator Node 중 40개 이상이 Super Validator로 BFT Sequencing에 참여한다. Super Validator는 Goldman Sachs, Deutsche Bank 등 글로벌 기관이 직접 운영한다.
DAML 스마트컨트랙트와 Sub-transaction Privacy
Canton의 스마트컨트랙트 언어는 DAML(Digital Asset Modeling Language)이다. DAML은 금융 계약의 권리·의무 관계를 코드로 표현하기 위해 설계된 함수형 언어로, 계약서의 법적 구조를 그대로 모델링할 수 있다.
template BondTransfer
with
seller : Party
buyer : Party
amount : Decimal
where
-- 오직 seller와 buyer만 이 컨트랙트를 볼 수 있다
signatory seller, buyer
choice Settle : ()
-- 채권 이전 + 현금 이전이 동시에 완결
-- 어느 하나라도 실패하면 전체 무효 (Atomic)
controller buyer
do transferBond >> transferCash
Sub-transaction Privacy의 핵심은 필요 최소 공개(need-to-know) 원칙이다. 하나의 복잡한 거래가 여러 서브트랜잭션으로 구성될 때, 각 참가자는 자신이 직접 관여된 서브트랜잭션의 내용만 볼 수 있다. 청산소가 전체 거래를 보는 기존 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T+0 Atomic Settlement가 가능한 이유
Canton에서 T+0이 가능한 것은 단순히 "빠른 블록체인"이어서가 아니다. Atomic Settlement라는 구조적 특성 때문이다.
Atomic이란 "전부 완결 또는 전부 무효(all-or-nothing)"를 의미한다. 채권 이전과 현금 지급이 하나의 원자적 트랜잭션으로 묶여, 어느 하나라도 실패하면 전체가 롤백된다. 이 구조가 보장되면 CCP의 가장 핵심 역할인 "결제 상대방 리스크 흡수"가 코드로 대체된다.
블록체인의 목표는 탈중앙화가 아닌 탈중개화
Canton은 청산소(CCP)를 없애는 게 아니라, 청산소의 역할을 코드로 대체한다 — 규제를 지키면서. DTCC는 Canton 위에서 기존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며 10월 토큰화 증권 서비스를 정식 런칭할 예정이다.
2025년 8월 주말에 이루어진 미국 국채 온체인 Repo 거래가 그 증거다. 미국 채권 시장이 닫혀 있는 토요일, Canton 위에서 국채가 담보로 설정되고 자금이 교환되는 Repo 거래가 실시간으로 체결·완결됐다.
신한·KB의 전략: 독자 L1이 아닌 글로벌 표준 합류
신한금융그룹(자산운용·투자증권)과 KB증권이 Canton 거버넌스 멤버로 합류한 것은 국내 금융사들의 블록체인 전략이 갈림길에 선 시점에 나온 선택이다.
국내에서는 KB가 Kaia(카카오 블록체인), 하나금융이 기와체인(Giwachain)이라는 독자 L1을 추진하고 있다. 이 노선이 "자체 생태계 구축"이라면, 신한·KB증권의 Canton 합류는 방향이 다르다. "한국 자산을 글로벌 유통 레일에 연결하는 것"이 목적이다.
Canton 거버넌스 멤버가 된다는 것은 Validator Node를 직접 운영하거나 네트워크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됨을 의미한다. 단순 사용자가 아닌 인프라 공동 운영자로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금융IT 커리어 인사이트
Canton 생태계의 확장은 세 가지 직무 역량의 수요를 만든다.
청산소의 역할을 코드로 대체한다"
Canton은 Public이지만 Permissioned — 규제를 프로토콜 레벨에서 강제한다.
신한·KB는 독자 L1이 아닌 글로벌 표준 합류를 선택했다.
DAML·Validator Node 역량이 차세대 자본시장 IT 인프라를 설계하게 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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