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FT가 블록체인을 택했다 — 40개 은행이 만드는 24/7 크로스보더 결제의 새 원장
국제 송금, 왜 아직도 이렇게 느린가
해외 송금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보낸 돈이 도착하기까지 1~2 영업일이 걸리고, 중간에 수수료가 어디서 얼마나 빠졌는지 알 수 없다. 200개국 이상을 연결하는 SWIFT 네트워크가 있는데도, 크로스보더 결제는 여전히 금융 시스템의 가장 오래된 난제다.
소요 기간
수수료 규모
중개은행 수
핵심 문제는 세 가지다.
- 메시징 ≠ 결제 — SWIFT는 송금 '지시'만 전달할 뿐, 실제 자금 이동은 각국 RTGS(실시간총액결제) 시스템에 의존한다
- 시차와 영업시간 — 각국 RTGS가 영업시간에만 가동되므로 24시간 결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 중개은행 체인 — 송금-수취 은행 간 직접 관계가 없으면 1~5개 중개은행을 거쳐야 하며, 수수료가 중첩되고 자금 추적이 어려워진다
"크로스보더 결제의 비용·속도·투명성 문제는 금융 시스템의 가장 오래된 난제다" — BIS, G20 Cross-Border Payments Roadmap, 2026
기존 SWIFT: 메시지 전달자의 한계
SWIFT(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1973년 설립 이후 전 세계 은행 간 금융 메시지 표준을 제공해 왔다. MT(Message Type) 포맷으로 송금 지시를 전달하는 메시징 네트워크다.
중요한 점은, SWIFT 자체는 돈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100만 원을 보내면, SWIFT는 "A은행이 B은행에 100만 원 보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실제 자금은 A은행 → 중개은행(들) → B은행의 예치금 계좌를 통해 별도로 정산된다.
| 구분 | 기존 SWIFT | 문제점 |
|---|---|---|
| 역할 | 메시지 전달 | 정산은 별도 시스템에 의존 |
| 결제 시간 | T+1~2일 | RTGS 영업시간에 종속 |
| 중개은행 | 1~5개 | 수수료 중첩, 추적 불투명 |
| 운영 시간 | 평일 영업시간 | 24/7 결제 불가 |
블록체인 공유원장: 메시징에서 원장으로
2025년 9월 Sibos 프랑크푸르트에서 SWIFT는 블록체인 기반 공유원장(Shared Ledger)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 3월, 40개 이상의 글로벌 은행과 함께 설계를 완료하고, 올해 실거래 MVP 런칭을 앞두고 있다.
패러다임 전환의 핵심은 "메시지 전달"에서 "원장 위 거래 실행"으로의 전환이다.
1. Shared Ledger — 공유 원장
모든 참여 은행이 하나의 분산원장을 공유하며 거래 상태를 실시간 동기화한다. 메시지를 보내고 별도 정산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원장 위에서 거래와 정산이 동시에 일어난다.
2. Tokenized Deposits — 토큰화 예금
은행 예금을 온체인 토큰(ERC-20 호환)으로 발행한다. 법정화폐와 1:1로 보증되며, 원장 위에서 원자적(Atomic) 이체가 가능하다. 송금과 수취가 하나의 트랜잭션에서 완결된다.
3. 24/7 Settlement — 상시 결제
RTGS 영업시간 제약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으로 정산을 실행한다. 시차도, 공휴일도 상관없이 24시간 365일 결제가 가능해진다.
4. Bank-Controlled — 은행 자율 운영
SWIFT는 원장 운영(오케스트레이션, 검증, 조율)을 담당하고, 각 은행은 자체 노드, 키, 자산, 정산 방식을 직접 관리한다. 허가형(permissioned) 네트워크이므로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참여자가 통제된다.
기술 아키텍처: Hyperledger Besu 기반
SWIFT 공유원장은 오픈소스 기반, EVM(Ethereum Virtual Machine) 호환 아키텍처로 설계되었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인 Hyperledger Besu를 기반으로 한다.
network:
engine = "Hyperledger Besu" ✓ EVM 호환
consensus = "IBFT 2.0" ✓ 허가형 BFT
type = "permissioned" ✓ 은행 노드만
token:
standard = "ERC-20" ✓ 토큰화 예금
backing = "1:1 fiat" ✓ 법정화폐 보증
settlement = "atomic_swap" 실시간 원자적 교환
governance:
operator = "SWIFT" ✓ 원장 운영
key_custody = "each_bank" ✓ 은행 자체 보관
nodes = "40+ banks" 16개국 참여
왜 Hyperledger Besu인가?
- EVM 호환 — 이더리움 생태계의 스마트 컨트랙트 도구, 라이브러리, 개발 경험을 그대로 활용 가능
- 허가형 네트워크 지원 — 퍼블릭 블록체인과 달리, 검증된 은행 노드만 참여하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에 최적화
- 오픈소스 — Linux Foundation Hyperledger 프로젝트로, 벤더 종속 없이 확장 가능
- 프라이버시 — 은행 간 거래 내역을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기능 내장
크로스체인 정산 리스크
온체인 정산과 기존 RTGS/CBDC 시스템 간 정산 최종성(Settlement Finality) 불일치가 핵심 과제다. 블록체인에서 "확정"된 거래가 오프체인에서는 아직 정산되지 않은 상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 간극을 설계로 메워야 한다.
글로벌 은행의 블록체인 결제 전환
SWIFT Shared Ledger MVP
16개국 40개 이상의 은행이 설계에 참여했다. JP Morgan, HSBC, Deutsche Bank, Bank of America, 그리고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유일하게 참여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 MVP Go-Live를 목표로 하며, 25개 주요 결제 회랑(인도, UAE, 미국, 중국, 영국 등)을 우선 가동할 계획이다.
JP Morgan Kinexys
JP Morgan은 이미 자체 블록체인 결제 플랫폼 Kinexys를 운영 중이다. 일 평균 $50억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며, USD, EUR, GBP 등 다통화 결제를 지원한다. SWIFT 공유원장과의 상호운용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HSBC 블록체인 FX 결제
HSBC는 토큰화 예금을 활용한 외환(FX) 실시간 결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 T+2일이 걸리던 외환 정산을 블록체인 원장 위에서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실험이다.
커리어 인사이트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 전환은 금융 IT에서 새로운 전문 영역을 열고 있다.
유망 직무
- 블록체인 인프라 엔지니어 — 허가형 블록체인 노드 운영,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배포. Hyperledger Besu, Solidity, EVM 경험 필요
- 결제 시스템 아키텍트 — 크로스보더 결제 흐름 설계, 정산 최종성 보장 아키텍처. RTGS, ISO 20022, API 통합 경험
- 토큰화 자산 전문가 — 예금 토큰화 발행, 디지털 자산 수탁 및 규제 대응. DeFi 프로토콜, Custody 인프라 이해
핵심 기술 스택
- Hyperledger Besu — 엔터프라이즈급 EVM 클라이언트. SWIFT 원장의 기반 엔진
- Solidity — EVM 스마트 컨트랙트 개발 언어. 토큰화 예금 로직 구현
- ISO 20022 — 차세대 금융 메시지 표준. SWIFT가 2025년부터 전면 전환 중
- IBFT 2.0 — Istanbul Byzantine Fault Tolerant. 허가형 네트워크의 합의 알고리즘
핵심 정리
- SWIFT가 50년 만에 메시지 전달자에서 거래 실행자로 전환 — 블록체인 공유원장이 메시지와 정산을 통합
- Hyperledger Besu(EVM 호환) 기반 허가형 네트워크 — 40개+ 은행이 참여하는 오픈소스 아키텍처
- 토큰화 예금으로 24/7 실시간 결제 — RTGS 영업시간 제약 없이 스마트 컨트랙트가 자동 정산
- 은행이 노드·키·자산을 직접 관리 — SWIFT는 원장 운영만, 각 은행이 자율 운영
- 신한은행이 국내 유일 참여 — 글로벌 결제 인프라 표준 수립에 한국 은행이 초기부터 관여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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